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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정동균 양평군수 "코로나19 확산, 12만 양평군민에게"
  • 한강투데이
  • 승인 2020.08.1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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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을 넘은 시간... 잠에 들어야 할 시간이지만, 잠이 오질 않는다.

코로나19바이러스 대처로 지낸 시간이 벌써 8개월째다. 매일매일 부딪치는 상황은 그 끝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진행 중인 가운데 마침내 우리지역에서도 다수의 확진 자가 발생했다.
 
그동안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염려 속에서도 수도권 대표의 청정지역으로 관내 확진자 제로라는 숫자에 군민모두가 자부심을 가졌고, 코로나19가 빠른 시일 내 종식되길 바라며, 다른 지역의 확진자 현황을 보면서 마음 한켠에는 언제든 우리도 어려운 상황에 맞닥드릴 수 있다라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커져만 간 것이 사실이다.
 
전국적으로 진정세를 보이며  잠잠하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마을 주민 60여명이 참석, 예고없이 진행된 어르신들의 복달임 행사에서 집단 감염이라는 전혀 얘기치 못한 상황을 초래하였다.

양평에서도 손꼽히는 청정지역이니 외부 인사 초청 없이 마을 주민들끼리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르면 아무 문제가 없을 꺼라 생각한 것 같다.
 
그러나 당일 참석자 중 주 중에 서울에서 손주들을 봐주시고 주말이면 마을로 내려와 지내시는 어르신이 서울의 유치원에서 감염된 손자와 손녀에게 2차 감염된 사실을 모른 체 복달임 행사에 참여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감염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지난 8개월 동안 만나지 못했던 아쉬움과 반가움에 막걸리를 나누어 마시며 흥에 겨워 그동안의 회포를 푸셨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현장에 설치돼있던 노래방 기기의 마이크를 다 함께 돌려 사용한 것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확인되었다. 일상적이지만 방역수칙에 소홀했던 결과가 결국 집단 감염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던 것이다.
 
당일 행사에 참석했던, 마을의 의원 원장님, 이장님, 지역 어르신 61명 중 3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믿을 수 없는 사실에 군민 모두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행사에 참석해 확진 판정을 받은 해당 마을 의원 원장님의 편지를 뒤늦게 받아들었다. “의사로서의 본분을 잠시 망각한 것이 너무 후회스럽고 죄스럽습니다.” “그 어떠한 책임이라도 스스로 지고 싶습니다. 이 모든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입니다. 모든 상황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어떤 대가라도 치르겠습니다.” 원망도 할 수 없도록 너무나도 큰 자책을 담은 편지에...마음이 아팠다.
 
그러나 이미 일어난 상황에 대해 마음 아파할 시간이 없다. 서둘러 대응할 방법을 논의해야 했다.
 
“급할수록 침착하게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 60평생 습관처럼 되뇌며 살아왔으니, 아쉽지만 잠시 양평의 청정이란 이미지를 내려놓고 서둘러 추가 감염을 막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했다.

군수로서 이런저런 대응 방안들이 떠올라 보건소로 서둘러 달려갔으나, 중요한 것은 보건 의료 분야는 전문 영역으로 의사결정과정에서 전문가가 아니면 안 되는 것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코로나19에 대처하는 모든 결정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인 보건소장과 역학조사관이 판단해 결정할 일이라 결론지었다.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위급한 상황에서는 신속함이 필요하지만 그 과정과 절차가 복잡한 것이 사실이다.

보편적인 매뉴얼은 있지만 모든 상황이 같지만은 않기에, 그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며 끈질기고 집요하게, 또 신속하게 판단하여 처방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러기에 의사결정 과정에서 보건 분야 전문가의 판단과 결정이 최우선이라 판단했다.
 
지난 8개월간 이러한 과정을 통해 큰 위기에 차분하게 대응하고 해결하는 모습들을 매 순간 옆에서 지켜보았고 그 순간순간이 나에게는 감동이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침착한 대처에 따른 진행과정에도 불구하고, 결국... 방역생활수칙 미준수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숫자의 확진자가 나왔다.

접촉자를 신속히 찾아 추가 감염을 막아야 했기에 불가피하게 동선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곤욕도 치렀다.
 
동선이 공개된 식당, 휴대폰 매장, 호텔 등 상인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온갖 폭언에 생명을 위협하는 협박까지 직원들의 고충이 상당했다. 사업장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등 경제적 손실에 대한 온갖 불만들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보건소의 전화 및 방문을 통해 온갖 고성에 폭언을 퍼부어도 보건 의료 공직자가 딱히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몇 시간째 법과 규정을 앵무새처럼 반복해 설명할 수밖에 없다.

혹여 방문자의 잘못된 이해를 짚어주거나 하면, 어김없이 민원인에게 불손하다는 이유로 상급기관에 진정을 넣고, 감사기관에 제보를 하겠다는 온갖 협박에 시달린다. 참으로 난감한 상황에 처하는 것이다.
 
그렇게 어려운 현실 속에서 결국 8개월이라는 힘겨운 시간들이 흘러갔다. 모두가 참 열심히도 해주었다. 지난 8개월간 휴일도 반납한 체 폭염 속에서도 방진복을 입고 버텨준 시간들이 참 든든하고 대견하다.

너무나도 힘든 현실에 도망치고 싶은 순간들도 있었겠지만, 맡은 바 업무에서 단 한순간도, 각자의 위치에서 그 어느 누구 하나 소홀하지 않았다.

공직자이기 이전에 저들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 주말이면 함께 야외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클 텐데 개인의 고충을 견뎌가며 선별 진료소로 찾아오는 주민들을 안내하고 검체 하며, 각자 주어진 업무분장 매뉴얼대로 차분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짠했다.
 
그들은 무더위에 야외에서 방진복과 숨쉬기 불편한 마스크, 신발, 얼굴 보호마스크에 고무장갑을 끼고 화장실까지 참아가며 힘든 업무에 임하고 있지만, 공직자로서 지역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지친 기색도 없이 밝은 표정으로 언제나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보건소에 들려 그들을 격려하고 따뜻하게 위로하는 것이 군수의 역할이라 생각해 평일, 주말할 것 없이 간식을 들고 찾았고, 군수에 급작스러운 방문에도 늘 반겨주던 웃음이 너무 고마웠다.

매번 땀에 흠뻑 젖어 반쯤 보이는 얼굴로 미소를 띠어주던 직원들의 모습에서 애처로운 마음과 한없이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얼마나 고생이 많은지 모르겠다고... “참 힘들 텐데. 한두 달도 아니고...” 격려를 하면 “아니에요,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라고 매번 괜찮다 말하는 모습에서 저들과 함께 공직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게 큰 행운이라고 생각했고, 너무나 든든한 모습에 나 역시 절로 힘이 났다.

군수와 직원 간의 따뜻한 격려의 마음을 주고받으며 “늘 힘내라!"라고 말을 건네는 것으로 서로에게 힘과 용기를 전달하고, 늘 고마움을 표현한다.
 
힘든 시기가 지나면 반드시 모두가 잘 견디어 왔고, 애썼다고 너무나 고마웠다고 인사하고 싶지만 언제가 될지 알 수가 없다...
 
지난 며칠간 어려웠던 순간들을 뒤돌아보면 이제 큰 고비는 넘긴 것 같다. 이만하길 참 다행이다 생각한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모두가 힘든 시간이고, 그만큼 아쉬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방역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공직자도 가정으로 돌아가면 부모님과, 아이, 배우자 등 사랑하는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다.

누구에게나 목숨은 하나다. 아무도 나서지 않는 사선에서 그들 역시 목숨을 담보로 군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공직자의 사명감으로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 군민 모두가 힘이 되어주기를 진심으로 부탁하고 싶다!
옅은 지식과 검증되지 않는 사실로 그들의 피땀 어린 노력을 폄하하지 않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

코로나19상황의 모든 대응은 의료전문가가 판단하고 결정하는 일이며, 따라서 어느 누구도 그들보다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날 순 없다.

군민의 안전을 담보하며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상의 손해를 막아줄 수 있는 확신이 있다면 누구라도 현장에 나서주길 바란다.

일분일초가 아쉬운 시간에 주민 개인의 아쉬움을 성토하는 지나친 목소리들은 위기 상황의 대응 환경을 저해하며, 그렇게 무의미하게 소비되는 시간에 군민의 소중한 생명은 누가 책임질 것인지 답답한 마음이다.
 
내 가족의 건강과 안위가 최우선인 것은 어느 누구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여기, 양평군 보건소의 직원들만큼은 내 가족의 안위보다 공직자의 사명감으로 주민의 안전을 위해 밤낮없이 고뇌하고 헌신하고 있다.
이들의 마음을 부디 헤아려 주는 아량을 베풀어 주길 부탁드리는 것이 지나친 욕심일까...

12만 양평군민은 나의 가족이며, 그들의 건강과 재산을 지키고 보다 나은 환경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사명이다.

방역의 최 일선에서 공직자로서의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하는 든든한 ‘나의 가족들’과 함께여서 행복하다.

한강투데이  webmaster@hangangnew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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